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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록

넷플릭스 드라마 D.P 후기

by 예민하게, 꾸준하게 2021.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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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요즘 핫한 넷플릭스드라마 D.P를 몰아서 봤습니다. 

이 드라마는 웹툰 김보통 작가의 작품으로 탈영병을 잡는 군인, 육군 헌병대 군무이탈체포조 DP라는 낯선 소재를 통해 대한민국 군대의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  [한겨레]와 레진코믹스에 연재되며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아온 『DP-개의 날』을 다시 각색하여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김보통작가도 이 작업에 참여했다고 하네요. 

 

DP란 ‘Deserter Pursuit’(군무이탈 체포전담조)의 줄임말로 실제 대한민국 육군에 실제로 있는 헌병 보직을 말하며 주로 조장과 조원 2인 1조로 다니며 탈영병 체포 임무를 수행한다고 하네요.  저도 이번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DP가 되면 임무를 위해 머리를 기르거나 사복을 입은 채 군대 밖을 다닐 수 있기에 꿀보직이란 이야기도 있더군요.  무기력한 생활에서 도피하기 위해 군대로 간 안준호(정해인)와 상병 한호열(구교환)이 한 조가 되어 각각의 사연을 가진 탈영병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낯선 군대라는 환경에 적응하기도 전에 함께 하는 이들의 폭력과 비인간적인 상황을 견뎌야하는 현실을 처음엔 믿겨지지 않았어요.  물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제 남편도 같이 보면서 90년대 복무했어도 저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아직도 알게 모르게 견디고 있는 이들이 있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탈영을 감행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한창 자신의 미래를 꿈꾸고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시기에 미움과 원망, 절망이란 힘든 감정에 휘둘려야 하는 그들이 너무 안타깝더라구요. 

 

대한민국 국민남자라면 병역의 의무를 갖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시작할 때도 병역법 제 3조의 문구를 띄우며 시작하더군요.  전 여자인데도 가슴이 답답하던데 남자들은 오죽할까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제된 곳에서 명령과 규율을 지키며 18개월을 보내야 하는 것도 한창 에너지가 넘치는 청춘들에게 감옥과 다름없을텐데 드라마에서처럼 견딜 수 어려운 강제적인 조직분위기와 가혹행위는 공포로밖에 다가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 드라마가 이렇게 핫한 이유는 아마도 이런 공포와 걱정이 과거의 일만이 아닌 지금도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될 수 있을 거란 불안때문이 아닐까요?  탈영병을 따라 그들의 사연을 쫓아가다보면 모두가 하나같이 안타까운 상처를 지닌 우리의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런 청춘들이 군대란 조직에서 다시 상처를 받습니다.  마지막회에서 군대시절 괴롭히던 상사를 찾아가 나한테 왜 그랬냐고 따지는 탈영병에게 그는 이렇게 말하지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구요...  이 대사가 말해주듯이 오랫동안 길들여지고 묵인했던 관습이 이렇듯 계속해서 문제를 반복해왔던 것은 아닐까요..

 

아들을 둔 엄마로서 본 DP는 그저 답답하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지금 현재 군대에 아들을 보낸 부모님들은 더 그랬을겁니다.  그리고 부모로서 자리를 다시 돌아보게 된 계기도 되었어요. 가정환경이 한 사람의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그리고 살아가면서 위기를 만났을 때 어떤 힘으로 작용하는지 알기에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극중 정해인은 가정폭력에서 자란 인물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에 오랫동안 노출된 가족들은 괴로워하면서도 도망칠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이는 드라마에서도 많은 걸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우리 군대도 마치 정해인의 가족사처럼 오랫동안 폭력에 익숙해져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 바뀌었다고 하고 더 좋아질거라 합니다.  하지만 가정 먼저 부모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드라마는 6부작을 쉼없이 볼 수 있을만큼 구성이나 배우들의 연기도 호흡이 좋습니다.   특히 정해인과 구교환의 서로 다른 분위기의 캐릭터는 극의 재미를 주더군요.   구교환 배우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참 인상적인 연기를 하기로 알려진 배우인데 이번 드라마에서도 역시 실망시키질 않더군요.  ㅎㅎ   김성균배우의 연기도 아주 좋았습니다. 아직 못보신 분들이라면 추천합니다.  군필자라면 더 공감하시면서 볼 수 있는 드라마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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