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보기

가슴을 울리는 조현철배우 백상예술대상 수상소감

by 예민하게, 꾸준하게 2022. 5. 9.
반응형

우연히 sns에서 조현철배우의 수상소감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차분하게 전하는 그의 메세지를 듣다가 가슴이 울컥하더군요. 그래서 남겨봅니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에게 조금 용기를 드리고자 잠시 시간을 할애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빠가 눈을 조금만 돌리면 마당 창밖으로 빨간 꽃이 보이잖아. 그거 할머니야. 할머니가 거기 있으니까, 아빠가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죽음이라는 게 단순히 존재양식의 변화인 거잖아"라고 운을 뗐다.

작년 한 해 동안 자신이 감독한 첫 장편영화 '너와 나'를 촬영하면서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이들에 대해 생각했다는 그는 "그 영화를 준비하는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게 아주 중요했던 이름들, 박길래 선생님, 김용균 군, 변희수 하사, 이경택군, 외할아버지, 할머니, 외삼촌…. 나는 이들이 분명히 죽은 뒤에도 여기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니까 아빠, 무서워하지 말고 마지막 시간 아름답게 잘 보냈으면 좋겠어. 소란스러운 일들 잘 정리하고 저도 금방 가겠다. 평안하게 잘 자고 있으세요.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곧 영면을 앞두신 아버지에게 그리고 첫 공해병 환자이셨던 박길래(2000년 사망) 씨는 집 주변 연탄공장에서 날아온 분진으로 진폐증에 걸렸던 그는 환경운동가로서 긴 싸움을 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김용균(2018년 사망) 씨는 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비정규직 노동자로 혼자서 야간 근무를 하던 중 사망했고, 변희수(2021년 사망) 하사는 국내 첫 '트랜스젠더 여군'으로 군으로부터 강제 전역을 당했다. 이경택(2005년 사망) 군은 학교폭력 피해자로, 조현철의 학교 후배다. 조현철이 군의 부조리한 구조를 다룬 '디피'에서 연기한 조석봉은 군 폭력 피해자였다.

그리고 세월호 아이들까지 그들이 아직 여기 있다고 믿는다는 그의 이야기가 참 많은 울림을 주더군요. 아직 그들의 이야기가 남아 있고 기억해야할 이유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조현철배우 드라마나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기억에 남는 분인데 또 이렇게 깊은 울림을 주네요.

그가 감독한 첫 장편영화 <너와 나>도 기대하겠습니다.

반응형

댓글